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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걸리면 알게되는 지원 정보들 #2 -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위암 3기에서 1차 항암치료(젤록스)를 잘 받고, 항암치료를 무사히 마쳤다 생각하고 얼마 후. 위암이 복막으로 전이되면서 첫 번째 의료비 부담 위기에 직면하였다. 위암 2차 항암치료로 많이 쓰이는 라무시루맙(사이람자)+파클리탁셀 이 그 문제였다. 파클리 탁셀은 비용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이 람무시루맙(사이람자) 라는 약이 갑자기 문제가 되었다. 이게 원래 급여 적용이 되던 건데,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 미쳐가지고 갑자기 급여 적용을 제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침 내가 치료받아야 할 이 시기에. 이걸 비급여로 맞으려면 1회 접종에 200만~250만 정도. 나온다고 하는데, 한달에 두번 맞아야 한다고 했다. 치료와 간병에 전념한다고, 우리 가족의 수입은 0원인 상황에서, 그동안 모아 둔 돈과, 보험금 만으로 살고 있던 상황이라 이 비용 부담은 적지 않은 압박이 되었다. 이 때 안내받은 지원사업이 이 재난적 의료지원비 지원사업 이었다. 급여 적용을 받으면, 산정특례까지 적용되어 본인부담비는 10만원 대까지 떨어지겠지만, 그게 안되는 상황에서는 이 재난적 의료지원비 지원사업에서 본인의 재산 상황에 따라 50~80%부담 해준다고 했다. 자세히 알아보면... 이 자료는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안내 25년 1월 국민건강보험에서 배포한 자료를 기반으로 합니다. 1. 지원 대상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으로서 소득, 재산, 의료비 부담수준을 고려하여 지원기준을 충족하는 자.  최종 입원 진료 또는 외래진료일 이전 1년 이내 발생한 진료비용과 의약품 등을 구입한 비용이 지원기준에 해당하는 경우 2. 지원 범위 본인부담금 예비/선별급여, 65세 이상 임플란트, 2/3인실 입원료, 추나요법 전액본인부담금 비급여 항목 지원제외 항목(국가/지방자치단체 지원금, 민감보험금)의 금액은 제외 3. 지원 금액 지원 범위 금액에서 50~80% 4. 지원 상한 일수 입원진료 일수와 외래진료 일수의 합이 연간 180일 이내 5. 지원 방법 국민건강보험공...

암 체험기 #9 - 매복이다!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막아라~! (암 재발을 알리는 이상신호)

25년 8월 말. 그동안 성인 1인분 양 정도는 문제없이 먹을 수 있게 회복되었던 식사량이, 갑자기 절반정도로 줄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윗배의 오른쪽 부분이 부풀어 오르는 듯한 느낌이 들고, 음식이 자꾸 얹히는 듯하여 정상적으로 식사를 하기 힘들었다. 9월 2일에 CT 촬영을 포함한 정기 추적검사 일정이 있었다. 며칠만 더 기다리면 검사 결과와 진료를 일정대로 들을 수 있었기에 버텨보자고 생각하고 버티며 하루이틀이 지나자 증상은 점점 심해져서 고형체의 음식만 먹으면 바로 토를 하는 수준이 되었다. 밥을 먹지 못하니, 먹는 것을 죽으로 바꿨지만, 다시 하루이틀정도 지나니 죽을 먹어도 넘기지 못하고 토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나마 아직 액체는 넘길 수 있어서, 뉴케어로 식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추적검사가 끝나고 종양내과 외래 진료가 9월 10일에 잡혔다. 이제 일주일정도만 더 버티면 일정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을테니 그 때까지는 버틸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액체 위주의 식사를 하였다. 25년 9월 5일 75kg 이었던 몸무게가 며칠만에 70kg 로 줄었다. 상태는 더 악화되어, 뉴케어나 물을 마셔도 토를 하며 액체도 넘길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 조금이라도 기운을 차리기 위해, 사탕을 입에 물고 있기 시작했다. 물은 못마시지만, 침을 삼키는 것은 가능했다. 평소에 좋아하던 청포도, 복숭아, 스카치 캔디 같은 것을 입에 녹이면서 버티다가 포도당 캔디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함량의 포도당 캔디를 먹기 시작했다. 조금은 힘이 나는 것 같았다. 물마시는 것도 못하는데, 10일 외래진료까지 기다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고 사탕만으로 버티는 것을 결국 포기하고 아산병원 응급실로 출발했다. 이때까지 왜 그렇게 응급실 가는게 싫었는지...  솔직히 이 지경이 되기 전에 응급실에 더 빨리 갔어야 했을건데... 지금 생각하면, 일단 한시간 반은 차끌고 가야하는 그 수고로움과 응급실에 가봤자 주치의가 보는 것도 아니라서 제대로 된 진단을 받지 못 할 것이라는 불신 ...

암 체험기 #8 - 잠시 일상으로... (재발하기 전까지 폭풍전야)

  누구나 그렇다. 직접 당하기 전까지는 되도록 좋은 미래를 생각하고 싶어하는게, 모두의 바람이다. 암환자는 더더욱 그렇다. 주변에서 좋은 말. 희망적인 말. 암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겨울정도로 늘어놔 줄 것이기 때문이다. 나역시 그랬다. 배를 갈라서 위를 완전히 도려낸 것 치고는 회복속도도 상당히 빠른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런게, 수술한 지 한달 만에 일반식으로 식사량이 1인분을 정상적으로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마시는 것과 먹는 속도만 조금 조절하면, 소화가 잘 안되는 느낌도 없이 잘 먹었다. 몸무게는 수술전 94kg에서 수술 후 72kg 까지 줄었다가. 75~76kg 정도로 정착되었다. 샤워를 하고 거울 속에 내 모습을 보면,  생전 다시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20대 중반때의 균형잡힌 몸매가 그 속에 있었다. (개복수술 하느라 생긴, 세로 일자의 흉터도 영광스런 흔적으로 보일 정도였다.) 25년 4월. 계획된 마지막 8차 항암까지 무사히 마치고, 이제 잘 관리만 하면 5년 후에 완치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얼마나 홀가분 했는지 모른다. 작년 9월 암진단을 받은 이후로, 멈춰져있던 내 사회생활에 대한 계획이 다시 돌기 시작하고, 슬슬 일 관계의 이야기를 사람들과 하기 시작했다. 너무 큰 일을 벌였다가, 몸이 다시 나빠지기라도 하면 여러사람 피해 볼까봐 혹시나 그런 상황이라도 스스로 수습 가능하도록 일을 만드는 것을 주 목표로 했다. 일에 당장 매달리는 것보다, 차라리 이 기간에 스스로 갈고닦아 완전한 준비가 되었을 때 더 완벽한 모습으로 복귀하고 싶었다. 다행히 아직은 집안의 재정상태도 괜찮다. 특별히 아끼지 않았어도, 암보험, 실비 이 두 보험으로 치료비 생활비가 충당되어, 최소 반년정도는 돈 걱정 없이 지낼 수 있었고, 지금까지 모아놓은 돈으로, 대략 다음 일년 정도도 돈 벌 생각 안하고 지내도 되니. 조금 여유를 두고 몸상태를 올리고 싶었다.  (그동안 하고 싶은 공부, 읽고 싶은 책, 보고 싶은 드라마, 하...

암 체험기 #6 - 끝까지 확실하게 박멸해야 합니다. (암의 병기(기수) 확정과 항암치료 계획)

  암의 병기. 우리가 흔히 말하는 기수는 두 번에 걸쳐서 확정된다고 한다. 치료전에 내시경, CT 등 검사 결과를 통해 나오는 임상적 병기와 수술 후에 떼어낸 암 덩어리와 주변 림프절을 현미경으로 정밀 분석한 뒤에 나오는 병리학적 병기가 그것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수술 전에는 4기인 것 같다는 진단이어서, 만약 복막에 전이가 된 것이 개복 후에 발견된다면 수술을 하지 않고 그대로 닫고 수술실에 나올 수 있다고 하였지만, 실제로 열어보니 복막 전이까지는 일어나지 않았고, 주변 림프절 몇개에만 번진 3기 초반에 해당되는 병기였다고 했다.    암의 단계별 진단 기준 0기 (상피내암) - 암세포가 점막이나 상피 층에만 머물러 있고 주변으로 퍼지지않은 '제자리 암' 1기 (국소병기) - 종양의 크기가 작고, 암이 발생한 장기 내에만 국한되어 있는 상태(림프절 전이없음) 2기 (국소진행) - 종양의 크기가 커지거나 주변 조직으로 조금씩 침범하기 시작한 상태 3기 (림프절전이) - 종양이 주변 조직으로 깊이 침투하고, 인근 림프절까지 퍼진 상태 4기 (원격전이) -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 뼈, 폐, 간, 뇌 등 머리 떨어진 다른 장리로 전이된 상태 수술은 다행히 잘 되어서, 육안으로 보이는 부분은 깨끗히 제거 되었고 이대로 5년간 잘 유지한다면 완치판정도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4기부터는 완치는 거의 불가능하고, 보다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치료, 연명치료를 하는 거라고 하던데, 굉장히 희망적인 이야기 였다.) 다만 3기에 해당 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암세포나, 육안으로 발견하지 못한 암이 있을 수 있으니, 항암치료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하였다.  내가 받기로 한 항암치료는 XELOX라고 부르는 옥살리플라틴 이라고 불리는 주사와, 젤로다라고 불리는 알약을 혼용하는 방법이었다. 3주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올살리플라틴을 정맥 ...

암 체험기 #5 - 안녕, 위장아. 그동안 수고했어. (위전절제술과 회복기)

  눈을 떳을 때, 내가 있던 곳은 커다란 방이었다. 이 곳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신음 소리를 내며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누워있었다. 나 처럼 수술을 막 마친 환자들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고 안정을 찾을 때까지 집중 관리하는 곳인 듯 했다. 방 여기저기에서 띠, 띠 하는 기계음과 막 마취에서 깨어난 사람들의 신음소리,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간호사들의 발소리과 말소리들이 들렸다. 나는 아직 몸이 마취에서 덜 풀렸는지 통증이 있지는 않았지만, 정신이 반 쯤은 꿈에 가있고, 나머지 반은 현실에 와있는 기묘한 기분이었다. 주변에서 간호사가 뭐라뭐라 하는데 정신이 헤롱헤롱한 상태였던 나는 주변에서 뭐라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고, 그대로 누워있다보니 얼마 후에 침대 채로 옮겨졌다. 도착한 곳은 병실이었고, 병실에는 눈물자국 있는 아내가 운 듯한, 울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병실 침대로 옮겨진 내 손에는 통증이 심할 때 누르라고 한 빨간 버튼이 하나 쥐어져 있었고, 나는 그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시 헤롱헤롱 해지는 기분 때문에 잠들었다.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자다보면 깨워서 체온, 혈압을 재고. 전신마취한 후에 폐를 펴야 한다고 숨을 들이키는 훈련하는 장난감 같은 거 불고. 통증에 약 맞고 다시 잠에 들다 보니, 사흘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는 시간이 긴 상태가 될 수 있었다. 수술 할 때, 배를 갈라서 위를 빼냈다던데... 문득 내 배의 상태가 궁금해져서 수술 부위를 보니, 배꼽 아래부터 명치 정도까지 일자로 죽 드레싱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가른 배를 다시 기워놓은건지 찝어놓은건지, 붙여놓은 거 같은데 이대로 그냥 놔둬서 알아서 아물게 될 거라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배 내부에서 생기는 피나 고름 같은 것을 빼내기 위해, 수술 부위와는 별도로 관이 하나 밖으로 나와서 봉투에 붉기도 하고 노랗기도 한 액체가 조금씩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막 나올때는 소변줄도 달고 나왔었는데, 이건 ...

암 체험기 #4 - 꼭 떠나야만 하겠니? to 위장 (수술 전 준비과정)

  수술은 약 10일 후로 정해졌다. 추석연휴가 있어 수술 날짜 잡기가 더욱 힘들었던 모양이다. 본래 연수를 가야 한다던 교수님은 내 수술을 위해 중간에 돌아왔다는 이야기도 주변을 통해 들려왔다. 수술날짜 잡기가 되게 힘든데 겨우겨우 잡았다는 듯 했다. 아내는 이렇게 빠르게 일정이 잡힐 수 있어서 우리가 엄청 행운이라고 앞으로 치료도 지금처럼 잘 풀릴 것이라도 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수술 전 날에 입원 수속을 했다. 입원하기까지 열흘정도사이에 수술전 검사결과가 어땠는지, 수술을 예정대로 진행할 수 있는 것인지 어디에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에, 우리 부부는 불안해했다. 입원 하자마자 검사결과가 좋지 않아 수술을 못하게 됬다고 다시 쫓겨나는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실은 2인실로 했다. 치료를 언제까지 받아야하고, 치료비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 나는 되도록 돈을 아끼는 방향으로 4인실에 가고 싶었지만, 같이 병실에 있을 아내를 생각해서 2인실로 정했다. 가격대는 4인실이 하루에 25000원 정도, 2인실은 12만원 정도, 1인실은 45만원 정도였다.(물론 이건 병실 입원비만 내는 비용이고, 입원하는 동안 받는 진료나 처치, 처방, 수술 등은 다 별도로 내야 한다.) 처음 보는 서울아산병원의 2인실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좁았다. 침대와 보호자용 의자겸침대(이걸 침대라고 부를수 있는지조차 의문스러울 정도로 허술하지만), 수납장이 환자 한명의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복도쪽에 있는 침상에는 여행가방 하나 어디 놓기에도 애매할 정도로 협소했고, 창가 쪽은 그나마 좀 더 여유가 있어 보였다. 복도 쪽에 배정받은 우리는 낮에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쪽 자리가 얼마나 부러워 보였는지 모른다.  입원 첫 날이라 어색하게 병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내일 있을 수술에 대해 설명을 듣는 시간이 있었다. 내 CT 사진과 내시경 사진을 보면서 현재 내 상태가 사진 상으로 볼 때는 전이가 상당히 의심되는 상황이고, 개복 시에 복...

암 체험기 #3 - 이 순간만큼은 드라마 속 주인공(위 전절제 수술 전 진료와 검사)

진료 예약을 잡은 후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흘러갔다. 우리나라에서 위암에 대한 대처는 일단 수술이 가능한지 판단 후에 가능 할 경우, 선 수술하고 후 항암을 한다고 한다. 해외의 경우는 먼저 항암치료를 해서 암의 크기를 최대한 줄인 다음에 수술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던데, 무엇이 옳은지 나는 알 수 없었다. 어찌됐든 나는 외과로 안내받았고, 첫번째 대면한 의사 선생님은 내 내시경 사진을 보면서 이야기 했다. "이 위내시경 사진으로 봤을 땐, 제 경험상 4기가 의심됩니다. 저희야 매일같이 수많은 케이스의 내시경 사진을 봐왔기 때문에 딱 보는 순간 상당히 진행된 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곳에서 본다면 단순히 위염정도로 판단할 수 있는 드문 케이스예요. 이게 위벽을 따라 얇고 넓게 퍼지는 류여서 내시경 만으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았을 겁니다. 환자같은 경우는 여기 다행히 용종이 생겨서, 쉽게 발견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건... 암에 걸려서 불행한걸로 생각해야 하는걸까, 아니면 발견되기 어려운게 이제라도 발견되서 치료받을 수 있게 된 행운으로 봐야 할까. 의사 선생님의 말은 계속 되었다. "지금 상태는 한시라도 빨리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태인데, 제가 수술 일정이 현재로써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수술 가능하신 다른 선생님이 계시니까 그 선생님에게 연결해 드리겠습니다. 내일은 수술 전에 해야 할 검사받고 수술하실 선생님 외래 진료 받으세요." 이렇게 병원에 와서 이야기 듣는데도, 내 마음 한 구석에서는 수술받지 않고 남은 생을 마무리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계속 멤돌았다. "저... 혹시 수술 받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까요?" "1년에서 1년반정도 입니다." 그리고 나의 이 이기적인 물음이 와이프에겐 눈물 버...

암 체험기 #2 - 알고보니 세상에 암환자가 이렇게 많더라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 충격의 여파가 지나가고 나면 여러가지 고민거리나 궁금한 것 들이 생긴다. 나의 상태를 누구에게 까지 이야기 해야 할까? 어느정도 수준까지 이야기 해야할까? 내 아이들에게도 이야기 해야할까? 일은 이제 못 하는 건가? 지금 진행 중인 업무들은 어쩌지? 신규계약 건 어떻게 해야하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겨진 기간이 일년정도 된다는게 생각보다 짧지 않다는 것이었다. 당장 소화가 좀 안되는 거 말고는 몸에 불편한 것도 없고, 차분히 내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할 시간이 있다는 것이 이렇게 안도감을 주는 것 일 줄은 아마 직접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모르지 않을까? 나는 일단 친가 가족들과 와이프에게만 현재 상황에 대해 과장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 아직 초등학생인 아이들에게는 아직 이야기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숨겼다. 일은 계약 상 최소한의 유지보수가 필요한 일 말고는 전부 정리하였다.  실제로 항암치료(젤로다+올살리플라틴)을 받아보니, 먹는 약인 젤로다(2주복용 1주휴약)의 경우 알약을 목구멍에 넘길 때 좀 힘든거 말고는 특별히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지 않았고, 옥살리플라틴(3주에 두시간이내로 정맥주사)은  맞고나서 3일정도는 어지럼증, 구역감, 혈관통증, 주사맞는 팔 저림(살짝 무언가에 닿기만 해도 많이 아픔)과 같은 것들 때문에 헤롱헤롱 하게 시간을 보내고 5일정도 지나면 거의 모든 부작용이 가라앉아 일상생활 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렇게 되면 다시 다음에 옥살리플라틴을 투약하기 전까지 업무를 집에서 할만한 컨디션이 되었기에 거래처에 어느정도 양해를 구하고 항암치료를 받으며 주어진 업무를 큰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었다. ...

암 체험기 #1 - 암에 입문하다. (위암 4기 소견을 듣다)

2024년 9월, 위암 4기 의심 소견을 들었다. 요즘 소화가 잘 안되는거 같아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늘상 있었다.  그렇다고 뭐 못 먹는 음식이 있던 것도 아니었고,  소화제 관련 약 처방을 받을 때, 의사선생님과 했던 대화가 떠올라 내시경 한 번 받아 보려고 했던 것 뿐이었다. "최근에 내시경 검사하신지는 얼마나 됐어요?" 생각해보니 5년이 넘었다. 다니던 대기업 때려치우고 스타트업 한답시고 나온 후로는 당연하게 받던 정기검강검진 이라는 것도 받아보라는 이야기 한번 듣지 못 하였다. 그래서 특별한 생각없이 요즘 소화가 잘 안되는 이유라도 잡아보려고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본 것이었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어쩐지 2주 후에나 나온다던 검사결과를 1주도 안지났는데 와서 들으라고 하더라니... 젤 바른 기기로 몇 분 문지르면 끝나던 복부 초음파를 20분 가까이 유심히 보더라니... 건강검진을 한 후에, 병원에서 연락이 예정일 이전에 온다면...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게 될 거예요. 일반적으로 빠른 조치가 필요한 어떤 일이 발생했다는 신호이거든요. 이런 말씀 드리게 되서 유감이라느니, 보다 자세한 의학적 소견은 큰 병원가면 들을 수 있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귀를 잠시 스치듯 지나가고나서 내가 제일 궁금한 것 내용을 물어보았다. "이러한 경우 보통 얼마나 살 수 있는 거죠?" "... 항암치료를 받으실 경우 1년에서 1년 반정도입니다." "안 받으면요?" "대략 6개월에서 8개월 정도라고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크게 차이가 없네요. 라고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