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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체험기 #5 - 안녕, 위장아. 그동안 수고했어. (위전절제술과 회복기)

  눈을 떳을 때, 내가 있던 곳은 커다란 방이었다. 이 곳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신음 소리를 내며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란히 누워있었다. 나 처럼 수술을 막 마친 환자들이 어느정도 정신을 차리고 안정을 찾을 때까지 집중 관리하는 곳인 듯 했다. 방 여기저기에서 띠, 띠 하는 기계음과 막 마취에서 깨어난 사람들의 신음소리,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는 간호사들의 발소리과 말소리들이 들렸다. 나는 아직 몸이 마취에서 덜 풀렸는지 통증이 있지는 않았지만, 정신이 반 쯤은 꿈에 가있고, 나머지 반은 현실에 와있는 기묘한 기분이었다. 주변에서 간호사가 뭐라뭐라 하는데 정신이 헤롱헤롱한 상태였던 나는 주변에서 뭐라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였고, 그대로 누워있다보니 얼마 후에 침대 채로 옮겨졌다. 도착한 곳은 병실이었고, 병실에는 눈물자국 있는 아내가 운 듯한, 울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병실 침대로 옮겨진 내 손에는 통증이 심할 때 누르라고 한 빨간 버튼이 하나 쥐어져 있었고, 나는 그 버튼을 누를 때마다 다시 헤롱헤롱 해지는 기분 때문에 잠들었다. 낮이든 밤이든 상관없이, 자다보면 깨워서 체온, 혈압을 재고. 전신마취한 후에 폐를 펴야 한다고 숨을 들이키는 훈련하는 장난감 같은 거 불고. 통증에 약 맞고 다시 잠에 들다 보니, 사흘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는 시간이 긴 상태가 될 수 있었다. 수술 할 때, 배를 갈라서 위를 빼냈다던데... 문득 내 배의 상태가 궁금해져서 수술 부위를 보니, 배꼽 아래부터 명치 정도까지 일자로 죽 드레싱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가른 배를 다시 기워놓은건지 찝어놓은건지, 붙여놓은 거 같은데 이대로 그냥 놔둬서 알아서 아물게 될 거라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배 내부에서 생기는 피나 고름 같은 것을 빼내기 위해, 수술 부위와는 별도로 관이 하나 밖으로 나와서 봉투에 붉기도 하고 노랗기도 한 액체가 조금씩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막 나올때는 소변줄도 달고 나왔었는데, 이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