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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16일 - 내 몸의 작은 반응에도 약해지는 말기 암 환자의 마음

  몸의 컨디션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음식을 넘기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다. 못 먹는 음식이 점점 더 많아진다. 무슨 의미일까? 내 복막에 있는 암세포들이 증식해서 또 장을 좁게 만들고 있는 걸까? 이러다 다시 고형물을 못 넘기고, 액체도 못 넘기고 다시 입원하게 되는 날이 오면... 그 때는 또 어떤 일이 내게 일어날까? 또 한 번의 수술. 영원한 입원. 깊은 잠. 죽은 다음은 어떻게 되는 거지...? 이제 슬슬 내 인생 마지막 와인을  골라놔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이 오더라도 내 집에서 평온히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일기] 2026년 1월 18일 - 조급함. 의심, 망설임, 좌절 그리고 두려움.

  이제는 못하는 무언가가 생길 때마다, 조급함을 느낀다.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지금 의미있는 행동인지 의심하게 된다. 일년 이상 걸릴 것 같은 일은 시도하기 꺼려지고,  일말의 기대를 가지는 것 조차 망설여 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조차 마음 편히 살 수 없다는 사실은 그 물건이 그리 비싸지도 않다는 사실은 나를 더욱 좌절 시킨다. 예전에는 시간이 해결 해 줄 것이라고 맘편히 넘어가고 기다리던 것도 이제는 단순히 해결할 수 없는 장애물 여겨진다. 더 살아가는 것에도 의문을 품는 날이 올까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