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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체험기 #15 - 다른 의사의 의견도 들어볼께요. (교차검증, 고대구로병원 복강내항암)

    두 번째 옵션을 알아 보기 위한 시간이 되었다. 지금까지는 다니던 서울아산병원에서 잘 해주겠거니... 하고 전적으로 맡겼었는데, 이렇게 다른 병원을 알아보자니 왠지 바람피우는 행위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내 목숨을 걸고 상대는 신경쓰지도 않는 의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타 병원에서 진료를 이어서 받고 싶으면, 기존에 다니던 병원에서의 소견서와 진료기록들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 담당 의사에게 요청해야한다. 즉, 내가 따로 알아보고 있다는 것을 담당의사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냥 얼굴 두껍게 생각해야지. 서울아산병원의 규모와 인파에 익숙해져있어서인지, 고대구로병원은 아담하고 한적하게 느껴졌다. 복강내항암은 위장관외과에서 하고 있는 항암치료 임상실험이었다. 항암치료는 종양내과에서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복강내에 항암제를 직접투약하는 방식이라서 그런가보다. 알아보니 복강내항암이라고 해서 배에 주사를 찔러 넣는 방식일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배에 케모포트를 심어서 주입하는 방식이었다. 의사는 일단 지금 예정되어있는 사이람자 항암을 우선적으로 시도해 보고, 치료가 잘 되면 좋겠지만 혹여 잘 되지 않았을 때의 대안으로 자신에게 오는 것을 조심스럽게 권해주었다. 자신의 임상실험만 생각한다면 바로 참가해 주시는게 본인에게는 좋다고 넉살스럽게 웃으며 덧붙이는게 왠지 신뢰가 갔다. 이 실험을 담당하는 의사는 지금까지 만나왔던 의사들과는 다르게 이것저것 매우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고, 내 가족에게 한다면 이렇게 할 거 같다는 식으로 최대한 환자 입장에서 이야기하도록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솔직히 이 곳에서 의견을 들어보기 전까지는 이렇게 미리 다른 수단들을 알아보는게 시간낭비라는 생각을 머리 한 구석에 가지고 있었다. 아내가 알아보자고 적극적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따라다녔다라는 느낌이 강했다. 추후에 상황은 그 때가 되지 않으면 모르기 때문에, 그 상황이 되었을 때 알아보는게 더 효...

암 체험기 #14 - 믿어야 할까? 따로 살 길을 찾아봐야 할까? (임상실험, 다른 치료법, 교차검증 고민)

  이 때쯤 부터였다. 그 동안,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을 그대로 믿고 지켜보던 아내가 본격적으로 이것저것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다. 암이 3기일 때와 4기일 때, 보호자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는 듯 했다. 3기 일때는 잘 치료받으면 치료가 되겠거니... 하는 희망이 있지만, 4기 일때는 의사부터 이제 완치는 어렵고 연명을 목표로 치료한다고 하면서 치료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 것이 많은 보호자들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 되는 것이다. 가족, 친구, 친구의 가족, 친구의 친구. 조금이라도 의료계나 제약계에 몸 담고있는 사람이 조언을 주면, 아내는 잘 듣고 정리해놨다가 내가 해당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어디인지 조사해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알아본 내용에는 지금 현재 받고 있는 치료를 믿고 그대로 따르는 선택지 이외에 크게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첫 번째. 임상실험에 참가한다.   항암치료를 받다보면, 환자에게 보다 맞는 치료를 받게 하도록 유전자 검사도 권유 받는다. 나도 이러한 유전자 검사를 받았었고, 그 결과 치료에 이용할 수 있는 특정 유전인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내는 제약계의 지인을 통해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내가 참여 가능한 신약 임상실험이 있고, 해당 임상실험의 약이 안정적이고 효과가 좋다는 것, 마침 그 임상실험 참가를 서울아산병원에서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 번째. 복강내항암요법을 받는다. 이건 이번 사이람자 항암치료가 잘 듣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미리 알아보자는 의견이었다. 나중에 필요할 때, 알아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또 몇 달이 더 걸릴지 참여할지 모르니 미리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 항암요법은 고대구로병원의 위장관외과에서 주도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아산병원에서 두 번째 수술을 해주신 위장관외과의 의사선생님에게 이 고민 내용을 상담했더니, 당연히 여기저기 어떤 치료법이 더 좋은지 의견 들어보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