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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22~25일 - 말기암 환자는 감기가 너무 무섭다.

  [3월 22일] 감기 기운이 생겼다. 목에 가래가 끼고, 콧물이 흐르더니 저녁이 되니, 열이나기 시작했다. 열이 나니까 춥고, 기운이 쏙 빠진다. 아무래도 이틀전에 막내가 먹다남긴 밥 한숟기락을 나도 모르게 내 입으로 처리해 버린 탓인 것 같다. 음식이 남아 버려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성격을, 항암 치료를 하면서 애써 눌러왔는데 그 때는 아이들 밥을 차려주고, 남긴걸 정리하다가 무의식적으로 입에 넣고 아차 해버렸다. 뭐 요 밥 한숟갈로 별일 있겠어? 하고 넘어갔는데 결국 이 꼴이다. 38도 이상으로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면 응급실에 가야한다고 가이드가 있었기 때문에, 비상모드에 돌입했다. 응급실에는 너무 가기 싫기도 하고, 가봤자 어차피 항생제와 해열제를 맞는 정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버텨야 한다. 37.9도. 아슬아슬하다. 해열제를 입에 털어넣고, 제발 열이 떨어지길 빌면서 잠 자리에 든다. [3월 23일] 열이 계속 오르락내리락한다. 해열제를 먹으면 열이 잠깐 내려갔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오른다. 4시간 간격으로 타이레놀 650mg을 계속 먹었더니 37.3~37.5도 사이로 체온이 유지가 된다.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동내 병원으로 항생제를 받으러 갔지만 아직 항생제 줄 정도의 증상이 아니라고 처방해 주지 않았다. 그러면서 의사는 응급실로 갈 것을 권하는데 내가 지금 그 응급실에 안가려고 여기 온 거다!  라고 속으로 외쳐주고, 웃는 얼굴로 무시해 주었다. 그나마 콧물 가래약 정도는 처방을 해 주었다. 어쩔 수 없지. 다시 알아서 열 관리 비상모드에 돌입한다. 지침은 가는게 맞겠지만, 약간의 감기기운이 있는 것 말고는 아직은 몸상태가 그리 나쁘지도 않고, 이렇게 별 것도 아닌걸로 매번 응급실에 가서는 몸과 정신이 버텨나기 힘들다. 일단 독감이 아니라는 건 알았으니 됐다. [3월 24일] 혹시나 단순한 감기가 아닐까봐 걱정했지만 다행히 증상이 점점 완화되고 있다. 열도 38도 위로는 올라가지 않게 잘 조절된다. 어제까지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