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몸의 컨디션이 괜찮다. 이런 날은 그동안 이런 날을 위해 미뤄둔 퀘스트를 수행한다. (퀘스트 - 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로, 주로 게임 속 인물이 플레이어에게 주는 임무를 뜻 한다.) 쿠폰데이. 네이버 지도를 보면서 최소한의 동선이 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본다. 먼저 버거킹에 들러서 만 원 할인 이벤트를 활용하여 버거세트를 구입한다. 그 다음은 베스킨라빈스에 들러서 한 달에 한 번 무료로 KT 멤버십으로 받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파인트를 받고, 아내의 지인이 선물로 보내 준 설빙 기프티콘을 이용해 두바이초콜릿빙수를 교환한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이 되어 있는 이 상점가의 경우에는 약국에서도 10% 할인 효과를 받을 수 있다. 마침 나왔으니, 해열제나 감기약 같은 상비약도 구입하였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게임할 때도 이러한 퀘스트에 집착한다. 시나리오에 중요한 퀘스트든지, 전혀 상관없는 사소한 퀘스트든지 일단 맡겨지면 해결하는데 집착하고, 할 일 목록이 깨끗히 지워졌을 때 해방감을 즐기곤 한다. 실제 현실 세계에서도 나는 굳이 있는 일, 없는 일을 만들어내서 게임의 퀘스트처럼 정리하여 척척 처리해 내는 것을 즐기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나에게는 실제 삶조차 하나의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리셋이 불가능한 하드코어 모드의 게임이다. 그리고 게임이 베드 엔딩이 되지 않기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