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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체험기 #16 - 사이람자 너 마저... (2차항암 치료 실패, 증상)

사이람자 라는 항암제는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혈관을 만들지 못하게 방해하는 '혈관 형성 억제제' 계열의 표적항암제 이다. 주로 진행성, 전이성 암 치료에 사용되고, 위암의 경우 1차 항암치료 후 병이 진행되었을 때 사용한다. 위암에서 복막으로 전이된 나는 수술 이후에도 이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을 병용하여 항암치료를 받았다. 파클리탁셀로 인한 탈모로 머리를 밀긴했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1차 항암치료에 비하면 매우 수월한 느낌이었다. 항암치료를 받아도 울럼거림이 없다니... 표적치료제 만세. 평온한 항암치료는 약 두 달 간 진행되었고 7회차 항암치료. 사이람자만 치면 4회차 항암치료 다음 날 부터 다시 악몽이 시작되었다. 음식을 다시 넘기지 못하는 상태가 시작된 것이다. 이 때까지 음식을 먹으면 3분의 2정도는 거뜬히 먹고 컨디션이 좋은 낳에는 1인분도 다 먹을 정도로 회복 되었는데 그 날을 기점으로 먹는 양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하루에 설사를 10회 이상을 하고 먹을 때마다 토해 내는 일이 벌어졌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토 색깔이 커피색으로 진하게 바뀌었다. 토할 때 냄새와 맛이 역해졌다. 흡사 입으로 설사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38도를 넘는 열이 하루 이상 지속되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자정을 넘긴 새벽시간대의 응급실은 낮시간보다 사람이 많다. 나는 열도 나고, 계속 토하느라 봉투를 입에 대고 있는 상태인대다가 식사를 제대로 못한지도 오래되어서 있을 힘도 없었지만 응급실을 들어가지도 못하고 대기했다. 응급실인데 응급환자가 들어가지도 못한다. 나 처럼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호명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스무명 정도는 되어 보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마치 외래진료 차례를 기다리듯 다들 평온해 보였다. 나는 숨 넘어갈 것 같이 힘들었는데... 응급실 밖에서 한시간 반여를 끙끙대면서 대기하자 겨우 나를 불러서 수속하고 조치를 해주기 시작했다. 내 차트를 확인한 ...

암 체험기 #12 - 항암이고 수술이고 경력자인걸...(두번째 항암제, 두번째 수술)

  새로운 항암제로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꼭 처음 항암치료를 하는 것 처럼 교육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번에 맞게되는 항암제는 무엇인지. 치료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재 영양상태는 어떠한지. 식사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이번에 맞는 항암제는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 이라는 항암제인데, 사이람자를 맞을 때는 부작용으로 혈압이 오르는 경우가 많으니 유의하고, 파클리탁셀은 부작용으로 손발 저림이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 안면홍조와 탈모가 있다고 했다. 첫 항암치료 때, 옥살리플라틴의 손발저림 증상에 많이 고생했었던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얼마나 아플까하고 걱정했지만, 실제로 경험한 파클리탁셀의 부작용은 옥살리플라틴에 비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그냥 평소에 손발을 따뜻하게만 유지하면 손발저림은 느끼지도 못하고 넘어가고, 다른 부작용들도 있는지도 모르게 넘어갔다.  다만, 내가 경험한 파클리탁셀의 가장 부작용은 탈모였다. 항암제를 맞고 딱 2주가 지나기 시작하자.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 씻을 때마다 얼굴과 몸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내는게 고생고, 자고 일어나서 베게에 장판처럼 깔려있는 머리카락들을 보는 것도 고역이었다.  머리를 밀어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젤로다와 옥살리플라틴 맞을 땐, 괜찮았었는데..ㅠㅠ 사이람자의 부작용은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실제로 없었기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번 항암치료는 부작용으로 인한 일상생활 불편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울렁거림이 없는게 너무 좋았다. 이전에 치료 받을 땐, 울렁거림 때문에 정말 고생했었는데... 이번 항암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기뻐할 일이었지만, 음식이 넘어가지 않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는 점점 더 심해졌다. 의사는 사이람자를 맞고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지만, 실제로 증상은 오히려 심화되었고, 진료를 다시 받으러 갈 때쯤엔 액체로 된 것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동네 병원에서 맞는 ...

암 체험기 #11 - 위암이 식구가 늘어서 집하나 더 마련했다네요 (복막전이, 다시 항암치료 시작)

  CT 결과를 들었다. 복막으로 전이된 암이 소장의 윗부분을 눌러 고형 음식물을 넘길 수 없는 상태라는 결론이 나왔다. 암이 복막으로 전이되었기 때문에, 이제 수술은 불가능하고 완치보다는 연명을 목적으로 하는 항암치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만난 의사들은 참... 인간미 없다. 빈말로라도 치료가 될 거라는 소리는 안 해준다. 이 진료실 바깥에 자기 차례를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의사를 더 기계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의사가 이제 기계적으로 다음 치료계획을 말해야 하는데, 아내가 운다. 이번 항암제는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을 맞게 될텐데,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1주마다 맞는다고 한다. 1주차 : 사이람자 + 파클리탁셀 2주차 : 파클리탁셀 3주차 : 사이람자+ 파클리탁셀 4주차 : 휴약 (이후 다시 1주차 반복) 문제는 사이람자 라는 표적항암치료제 였다. 이게 원래 급여에 해당되는 약이었는데, 이번 정부(윤)에서 미쳐가지고 갑자기 비급여로 분류 되었다고 한다. 비급여로 할 경우 한 번 맞을 때마다 2백이 넘는 돈이 드는데, 투약 일정대로 맞으면 한달에 두 번은 맞아야 한다.  비용적인 부담이 있긴 한데, 현재 이 단계에서는 이게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기때문에 이걸로 치료를 진행해도 괜찮을지 의사가 내게 물었다. 아직 부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나는 직업병처럼 효율을 따지곤 한다. 치료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를 물었다. 어차피 이제 완치는 물건너간 단계라고 하는 거 같고, 치료를 하면 얼마나 더 사는지 궁금했다. 그만한 돈과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생존 기간으로 치면 평균적으로 몇달정도 더 연명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몇달 더 살자고, 매달 사오백 정도 되는 돈을 치료비로 부어야 하는건가? 기가 막힌다. 치료가 되는 것도 아니고, 겨우 몇 달 더 살자고.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치료를 받는게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려고 입을 여는데, 몇 마디 제대로 못 하고 갑자기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