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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6년 2월 8일 - 이리노테칸 2회차 투여 후 +5일, 부모님에게는 하지 못 할 이야기.

  이리노테칸을 맞은 지 5일째 되는 날이었지만 아직 울렁거림이 있다. 이번엔 1회차보다 더 길어진 것이, 다음 번에도 이러려나 걱정이다. 항암의 부작용의 강도가 약해져 조금 생각할 여유가 생기니 이제는 슬슬 부모님께 남은 여명에 대해 이야기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는다. 맨 처음 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1년에서 1년 반 정도라는 기간이라는 것에 대해 부모님께도 담담히 이야기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단 수개월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는 말을 할 용기가 나지 않는 것은 단지 남은 기간의 길이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지난 기간동안 부모님이 걱정하고 많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봐서 일까. 지금까지는 이런 중대한 일을 부모님께 숨기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 할 일이었지만 이제는 그냥 이대로 모른 채로,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이라도 가지고 계시는게 더 낫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 오늘 동생에게만이라도 모든 이야기를 하고 혹여 모를 갑작스런 소식에도 부모님을 잘 부탁한다고 장남으로서, 오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사랑한다고 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