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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체험기 #11 - 위암이 식구가 늘어서 집하나 더 마련했다네요 (복막전이, 다시 항암치료 시작)

  CT 결과를 들었다. 복막으로 전이된 암이 소장의 윗부분을 눌러 고형 음식물을 넘길 수 없는 상태라는 결론이 나왔다. 암이 복막으로 전이되었기 때문에, 이제 수술은 불가능하고 완치보다는 연명을 목적으로 하는 항암치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만난 의사들은 참... 인간미 없다. 빈말로라도 치료가 될 거라는 소리는 안 해준다. 이 진료실 바깥에 자기 차례를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의사를 더 기계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의사가 이제 기계적으로 다음 치료계획을 말해야 하는데, 아내가 운다. 이번 항암제는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을 맞게 될텐데,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1주마다 맞는다고 한다. 1주차 : 사이람자 + 파클리탁셀 2주차 : 파클리탁셀 3주차 : 사이람자+ 파클리탁셀 4주차 : 휴약 (이후 다시 1주차 반복) 문제는 사이람자 라는 표적항암치료제 였다. 이게 원래 급여에 해당되는 약이었는데, 이번 정부(윤)에서 미쳐가지고 갑자기 비급여로 분류 되었다고 한다. 비급여로 할 경우 한 번 맞을 때마다 2백이 넘는 돈이 드는데, 투약 일정대로 맞으면 한달에 두 번은 맞아야 한다.  비용적인 부담이 있긴 한데, 현재 이 단계에서는 이게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기때문에 이걸로 치료를 진행해도 괜찮을지 의사가 내게 물었다. 아직 부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나는 직업병처럼 효율을 따지곤 한다. 치료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를 물었다. 어차피 이제 완치는 물건너간 단계라고 하는 거 같고, 치료를 하면 얼마나 더 사는지 궁금했다. 그만한 돈과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생존 기간으로 치면 평균적으로 몇달정도 더 연명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몇달 더 살자고, 매달 사오백 정도 되는 돈을 치료비로 부어야 하는건가? 기가 막힌다. 치료가 되는 것도 아니고, 겨우 몇 달 더 살자고.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치료를 받는게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려고 입을 여는데, 몇 마디 제대로 못 하고 갑자기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