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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체험기 #18 - 저는 탁구공인가요. 핑퐁하지 말고 제발 치료해줘요. (2차병원에서 다시 상급종합병원으로 응급실행)

  같은 증상으로 두 번째 응급실 방문을 했다. 응급실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뻔했기 때문에 정말 오기 싫었다. 그런데 어쩔 수가 없다. 와서 조치 받는 수 밖에는... 갈색토하고 열나고 설사하고 난리치고 있으니, 일단 당장 살아야하지 않겠는가? 응급실에서의 대응은 역시 예상했던 대로였다. 같은 원인으로 또 왔으니 입원을 해서 검사해보고 치료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 입원가능한 병실이 특실 밖에 없다. 특실에 입원할 거 아니면, 일반 병실이 나는걸 24시간 동안 기다리다가 안나면 다시 2차병원으로 전원해야 한다. 정말 힘들었지만, 도저히 1일에 120만원 하는 곳에 입원할 자신은 없어서, 자리가 나는 것을 기다리기로 했지만, 역시나 24시간 내에 병실이 나지 않았다. 아니다. 이 글을 쓰는 이 시점에서는 알 것 같다. 자리가 나지 않았던 것이 아니다. 단지 우선순위에 밀렸을 뿐. 분명히 문제가 있어, 반복적으로 이렇게 응급실에 오고 있는데 병원에서는 어떠한 대응도 해주지 않고 계속 2차병원으로 보낸다. 이번에는 인천힘찬종합병원으로 전원결정이 났다.  힘도 돈도 없는 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보내는대로 무기력하게 흘러간다. 처음 오는 인천힘찬병원은 지금까지 입원했던 병원들 중에 가장 쾌적했다. 넓은 개인공간과 깔끔한 입원실. 친절한 간호사. 문제가 있다면, 내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것 뿐이었다. 이 곳에와서도 고열, 구토, 설사 등이 계속 되었고, 거의 매일 같이 하는 피검사에서는 염증 수치가 계속 높아져 갔다. 항생제니, 구토방지제니, 지사제니 하는 온갖 약들이 듣지 않았다. 마치 TPN 수액을 몸 속에서 넣어서, 구토와 설사로 배출해 내는 기계가 된 기분이었다.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깨어있으면 주기적으로 구토와 설사를 했고, 열이 오르면 또 비몽사몽 하다 잠이 들었다. 시트와 옷을 하루에 몇 번씩 갈았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3일이 지나자, 힘찬병원의 담당 의사가 항복 선언을 했다. 염증이 증상을 아무리 조절하려해...

암 체험기 #17 - 인생 최악의 크리스마스 (기약없는 입원대기, 다시 응급실 행)

  2차 병원으로 전원되어 입원을 하면, 병원에서는 적극적인 치료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급병원의 의뢰에 따라 현재 당장 직면해 있는 환자의 통증이나 증상을 가라앉히고, 상태체크를 하여 더 악화되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조치만 해 준다.  만약 그러다가 환자의 상태가 안정되지 않고 좋아지지 않는다면, 다시 상급병원 응급실로 보내는 것이다. 이 병원에서 받은 의뢰는 항생제로 높아진 염증 수치를 낮추고, 구토와 설사 증상을 가라앉히는 것 이었던 것 같다. 입원 해 있는 동안에도 계속 구토와 설사, 산발적으로 오르는 열로 인해 정신 차리기가 힘들어서 입원해 있는 동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체감하지 못 할 정도였다.  다행히 검단탑병원에서 담당 주치의가 된 의사는 서울아산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한 전문의였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내가 어떤 식으로 치료받았는지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그 병원에서 자신에게 요구한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듯 했다. 거기다 서울아산병원에서의 내 주치의 교수님을 알고 있어서 그런지 더 신경을 써준다는 느낌도 받을 수 있었다. 검단탑병원의 입원 병동 시설은 서울 아산병원의 병동보다 더 개인공간이 넓어 쾌적했지만, 병동에 보호자나 면회객들이 수시로 마음대로 드나들어 통제를 하고 있지 않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처음 입원받을 때 안내 받은 내용에는 면회가능일이나 시간이 정해져 있었다. 입원 해 있는 동안 꾸준히 항생제와 구토방지제, 지사제, TPN, 비타민 전해질을 꾸준히 투여받으니,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염증수치가 낮아지고, 구토와 설사 증상이 완화되었다.  일주일 후, 염증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오고, 구토가 멈추고, 설사가 하루 1회로 줄었을 때, 나는 퇴원을 요청했다. 이제 죽 정도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이틀 뒤 주치의의 진료가 있는 날 이었다. 이 때까지만 버티면 문제가 확실해 져서, 어떻게든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 뒤, 진료 날이 되었다. 검...

암 체험기 #16 - 사이람자 너 마저... (2차항암 치료 실패, 증상)

사이람자 라는 항암제는 암세포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새로운 혈관을 만들지 못하게 방해하는 '혈관 형성 억제제' 계열의 표적항암제 이다. 주로 진행성, 전이성 암 치료에 사용되고, 위암의 경우 1차 항암치료 후 병이 진행되었을 때 사용한다. 위암에서 복막으로 전이된 나는 수술 이후에도 이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을 병용하여 항암치료를 받았다. 파클리탁셀로 인한 탈모로 머리를 밀긴했지만, 그 외에는 특별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1차 항암치료에 비하면 매우 수월한 느낌이었다. 항암치료를 받아도 울럼거림이 없다니... 표적치료제 만세. 평온한 항암치료는 약 두 달 간 진행되었고 7회차 항암치료. 사이람자만 치면 4회차 항암치료 다음 날 부터 다시 악몽이 시작되었다. 음식을 다시 넘기지 못하는 상태가 시작된 것이다. 이 때까지 음식을 먹으면 3분의 2정도는 거뜬히 먹고 컨디션이 좋은 낳에는 1인분도 다 먹을 정도로 회복 되었는데 그 날을 기점으로 먹는 양이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하루에 설사를 10회 이상을 하고 먹을 때마다 토해 내는 일이 벌어졌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토 색깔이 커피색으로 진하게 바뀌었다. 토할 때 냄새와 맛이 역해졌다. 흡사 입으로 설사를 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38도를 넘는 열이 하루 이상 지속되었을 때 우리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자정을 넘긴 새벽시간대의 응급실은 낮시간보다 사람이 많다. 나는 열도 나고, 계속 토하느라 봉투를 입에 대고 있는 상태인대다가 식사를 제대로 못한지도 오래되어서 있을 힘도 없었지만 응급실을 들어가지도 못하고 대기했다. 응급실인데 응급환자가 들어가지도 못한다. 나 처럼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호명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스무명 정도는 되어 보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마치 외래진료 차례를 기다리듯 다들 평온해 보였다. 나는 숨 넘어갈 것 같이 힘들었는데... 응급실 밖에서 한시간 반여를 끙끙대면서 대기하자 겨우 나를 불러서 수속하고 조치를 해주기 시작했다. 내 차트를 확인한 ...

[일기] 2026년 1월 13일 - 험난한 여정의 쉼표. 세 번째 수술 후 퇴원은 달콤하고도 두렵다.

  세 번째 입원은 생각보다 길었다. 솔직히 세 번째 입원하기 전까지 이 병원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람을 입원시켜 주는 경우도 있었구나 새삼 감탄할 정도였다.  험난한 여정이었다. 얼마나 험난한 여정이었냐면... 25년 12월 16일 - 설사와 구토. 장염, 장폐색으로 인한 식사 불가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행. - 입원 가능한 병실이 없어, 검단탑병원(로컬 2차병원)으로 전원조치하여 입원. 25년 12월 22일 - 일주일 간 입원치료 후, 상태가 약간 호전되어 퇴원. 25년 12월 24일 - 아산병원 주치의 외래 진료 받으며, 현재 상태을 말했으나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지 좀 더 지켜보기로 함. 25년 12월 26일 - 갈색 구토. 장염. 장폐색 증상이 다시 심해져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2번째 행 - 증상이 더 악화되기도 했고, 주치의도 아산병원에 입원시켜 봤으면 하는 의견이지만, 병실이 없다고 함. - 응급실 규정상 24시간 내에 입원되지 못하면 다시 전원조치 할 수밖에 없다고 함. - 다음 날 자리가 나길 빌며 응급실에서 응급조치 받으며 대기. 25년 12월 27일 - VIP 병실 외에는 빈 자리가 없다고 함.  - VIP 병실은 1박에 병실료만 120만원 정도 된다하고, 입원하면 5일 내로 다른 병실로 옮길 수 있을지 확답 불가능하다고 함. - VIP 병실 입원은 거부하고, 24시간이 지나 힘찬병원(로컬 2차병원)으로 전원조치하여 입원 됨. 25년 12월 29일 - 힘찬병원에 입원하여 조치 받았지만, 상태가 점점 더 악화 됨. - 입원 기간 동안 매일 39도 내외의 열, 갈색 구토, 설사 증상에 시달림. - 체내 염증 수치가 잡히지 않고 매일 같이 올라, 힘찬병원에서 다시 아산병원 응급실로 가 볼 것을 권함. 25년 12월 30일 - 3번째 서울아산병원 응급실 행. - 여전히 입원할 수 있는 병실이 없다고 함. - 이번에는 주치의도 다시 전원 시킬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병실에 자리가 날 때까지 응급실에서 대기 하면서, 치료를 진행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