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노테칸 3회차.
정신적인 영향이 있는지 항암을 할 날이 가까워지기만 해도 속이 울렁거린다.
그래서 항암하러 가는 날은 컨디션과 기분이 좋지 않다.
첫번째 항암제였던 옥살리플라틴과 두번째 항암제였던 사이람자+파클리탁셀은 진료를 하고 다음 날에나 항암을 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진료 당일에 바로 항암할 수 있는 이리노테칸은 쓸데없이 이 먼 거리를 이틀연속 올필요가 없어서 좋긴하다.
진료 후 항암주사를 맞기위한 접수를 하는데, 평소에는 1시반 정도 걸리던 대기시간이 이번엔 4시간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다. 설연휴 동안 밀려있던 환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든 탓이란다.
몰려든 사람들은 이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병원 어디에나 가득가득 인파를 이룰 정도이다 보니 4시간이나 기다려야 할 대기시간에 병원내에는 어디 기다릴 만한 공간이 남아있질 않는다.
이럴 땐, 결국엔 지하주차장의 차로 갈 수밖에 없다.
잠이나 자야지.
4시간 대기 후, 1시간 반동안 항암주사를 맞고나면 이제 집으로 갈 수 있다.
첫 번째 이리노테칸을 맞았을 때 있던 복통은
다행히 부작용방지제 덕분인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리노테칸을 맞으면 장 속에 뱀이라도 들어있는 것처럼 꿈틀꿈틀 심하게 요동치는 느낌이 지속적으로 들어서, 매우 불쾌한 느낌이다. 이러다 뱃속에서 에일리언이라도 부화해서 내 배를 찢고 나오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속을 공복상태로 놔두는 것은 또 그거대로 울렁거림을 증폭시키기 때문에, 뭘로 속을 때우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던 우리는 삼계탕을 먹기로 결정했다.
저녁 음식 메뉴를 선정은 대성공이어서, 울렁거리던 속에도 너무 맛있게 삼계탕을 먹을 수 있었다. 물론 소화를 잘 못하는 나는 국물위주로 먹긴했지만, 몸에서 좋은 한약재가 쭉쭉 흡수되는 느낌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제 이 삼계탕 집은 항암치료 후에 들르는 내 코스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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