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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026의 게시물 표시

[일기] 2026년 1월 26일 - 이렇게 상태가 좋은 날엔 의사의 말이 믿기지가 않는다.

  몸 상태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수술했던 것도 회복이 잘 되고 있고, 첫 이리노테칸의 후유증도 완전히 없어진 듯 하다. 이렇게 몸이 가뿐한 날이 있을 때마다 여명이 수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의사의 말이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그런 현실을 외면한 좋은 기분은 딱, 거울을 보기 전까지 유지된다. 삐쩍 마른 그리고 하루하루 더 말라가는 내 몸을 보면 언젠가는 끝이 오겠구나 하는, 수긍하는 마음이 생긴다. 난 늘... 궁금한게 많았다. 마치 그 답을 찾는게 나의 삶의 원동력인 것처럼 살았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궁금한게 많다. 오늘 밤엔 나의 아이들에게 오래오래 아빠를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예쁜 시계를 하나씩 골라봐야겠다.

[구매후기] 피스타치오 초콜릿 소라빵과 디카페인 에어로카노

  먹기전에 사진 찍는 습관이 안들어서... (쿨럭..) 직접 먹어본 체험기만 이렇게 남겨 본다. 스벅 커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맛이 있다 없다 하고 의견이 대체로 극명하게 나뉘는데 간단히 기프티콘 선물할 때는 스벅 쿠폰이 대체로 무난하게 선택되는 것을 보았을 때, 대중적으로 무난하다라고 판단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브랜드 이미지가 사람들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 보면, 스벅 아메리카노는 대체로 진하고 쓴 듯한 맛이 좋아서 왠만해서는 스벅에서 먹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리고 스벅에서 늘 마시는 이러한 맛에 대한 반동으로 다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면, 산뜻한 산미있는 커피를 주로 고르게 된다. 스벅에서 뿌려대는 쿠폰에 마음껏 휘둘리고 있는 나는 갑자기 푸쉬광고로 날아온 디카페인 음료 1+1 쿠폰을 받아들고 오늘은 무슨 디저트와 같이 커피를 마실까 하며, 스벅으로 향했다. 커피는 일단, 언론에 무지하게 광고를 해대던 에어로카노를 먹어보기 위해 시키고, (에어로카노는 딜리버리로 팔질 않아, 집에서 잘 나가지 않는 나는 그동안 먹어보질 못했다) 디저트로는 신제품으로 떠있던 피스타치오 초콜릿 소라빵을 도전용으로 이미 여러 번 맛있게 먹었던 바스크 초코 치즈 케이크를 안전빵으로 시켰다. 커피와 디저티를 받아오면서 일단 겉보기로의 첫 인상은 커피고 소라빵이고 불합격이다. 아니... 에어로카노는 며칠만에 백만잔이 팔렸다느니 어쩌느니 하고 기대했는데... 일단 커피가 없잖아. 마치 거품만 반이상 채워놓은 맥주를 받은 기분의 참담함을 느꼈다. 커피의 양은 지켜주고, 거품을 올려야지!! 이럴줄 알았으면 안시켰어! 피스타치오 초콜릿 소라빵은 어떠한가. 더 저렴한 바스크 초코 치즈 케이크의 크기보다 3분의2정도인 듯한데 가격이 더 비싸게 책정되었구나. 오호... 이런 시각적인 불합리함을 느끼게 하는 존재여 맛을 봄으로써 너의 가격이 정말 합당한 가격인지 평해주마. 얌. ... 얌... ...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

[일기] 2026년 1월 24일 - 퇴원하고 11일 후. 항암치료 받고 4일 후.

  어제는 아직 항암 치료 후의 부작용이 남아 있어 조금 힘든 상태였지만, 친구들의 병문안을 허락 할 수 밖에 없었다. 병원에 입원 해 있는 동안 오겠다는 것을, 줄곧 퇴원 후에 보자고 방문을 거절 했던 탓이다. 세 번의 수술을 거치고, 몸무게는 60까지 떨어져 형편없어진 몰골을 지인들에게 공개해야 할 시기 였다. 하지만, 꺼려졌던 마음은 딱 친구들을 만나기 전까지 였고 막상 오랜만에 만나서 대화를 나누니 항암 부작용에 찌들어 있던 몸과 정신이 치유가 된 듯 이야기 하는 그 시간 만큼은 예전의 건강한 내 모습이었다. 한 잔 하며 이야기 못 하는게 너무 아쉬울 정도 였다. 친구들은 40년 인생의 30년 지기 답게 끊이지 않는 이야기를 하다 시간이 늦어지자 그대로 내 집에서 하루 묵고, 아침 일찍 각자의 일상으로 떠났고 이번에도 역시나 자신의 흔적들을 하나씩 놓고갔다. 하아... 또 택배로 부쳐줘야겠네... 항암치료를 받은지 4일 째가 되니 확실히 울렁거림이 거의 다 사라졌다. 앞으로 2주마다 또 이 구역감을 사나흘 견뎌야 할 생각을 하니 벌써 지치는 것 같다. 수술을 한지 어느새 11일이나 지났지만 아직 진통제를 꾸준히 먹지 않으면, 통증이 있어 컨디션이 나빠진다. 언제까지 이 약들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걸까? 울트라셋, 라시도필, 노자임.  하... 이 약들의 크기는 왜 또 이렇게 큰지... 넘기기 힘들어.

[책갈피] 가을 어느 날 - 김종해

 가을 어느 날 유모차를 타고 마트에 갔어 엄마가 천천히 미는 유모차 나는 잠이 오지 않아 마트 가는 길 가을 햇살이 짜증나 세상에 처음 나왔다가 길거리에 떨어지는 나뭇잎 나뭇잎이 불쌍하다 나는 엄마가 천천히 미는 유모차 안에서 막 소리쳐 우는 거야 내가 소리쳐 우는 이유를 아무도 몰라 아가야, 왜, 아가야, 왜 유모차 지붕 위로 커다란 나뭇잎이 또 한장 떨어졌어 - 김종해, '모두 허공이야' 에서 김종해 시인의 '모두 허공이야' 시집은 첫 장부터 시인의 연륜이 가득 묻어있다. 삶의 대한 시각. 다가오는 죽음. 동네 평상 혹은 정자에 앉아, 초연히 풍경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는 그런 노인의 모습이 떠오르는 시들이 하나하나씩 늘어놓아져 있다. 그런... 조금은 어둡고 메마른 분위기 중간에 놓여있는 이 '가을 어느 날' 이라는 시를 읽고 피식... 하고 웃고 말았다. 김종해 시인과 따뜻한 정종 한 잔 마시며 이야기 할 기회가 있다면 이 시와 같은 조용한 웃음을 지으며 내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 지 남은 생을 어떻게 정리하고 계신지 경청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 해 본다.

[일기] 2026년 1월 20일 - 이리노테칸 항암제와 첫 만남과 연명의료행위 중단 서명

  이리노테칸. 세 번째 항암제와의 첫 만남의 날이다. 실패한 첫 항암제와 두 번째 항암제 때와는 다르게, 항암치료를 받는 공간도 침상에서 리클라이너 의자로 바뀌었다.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약은 침상에서 맞고, 어떤 약은 리클라이너 의자에서 맞도록 정한 걸까? 내가 느낀 차이는 진료 당일에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가, 진료 다음 날부터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는가. 밖에 없다. 이리노테칸은 진료 당일에 바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어서 다음 날, 병원에 또 와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정말 좋다. 병원에 오려면 왕복 3~4시간을 써야하니... 항암주사를 맞다가 잠에 들었는데, 눈을 뜨자마자 배가 엄청 아팠다. 이 약은 부작용이 복통으로 오는 모양이었다. 다행히 통증에 즉효가 있는 강한 진통제를 상비약으로 가지고 다닌 덕분에 빠르게 진정할 수 있었는데, 그 사이에 온 몸이 벌써 식은 땀으로 흠뻑 젖어있었다. 하... 항암제도 항암제마다 반응이 가지 각색이구나. 통증이 좀 가라앉으니 얼마 후 부터는 이제 울렁거림이 찾아온다. 울렁거림 방지용으로 처방 받은 약이 세 가지 있는데 덱사메타손, 가스터 이 두 약은 먹으나 마나 하듯 전혀 효과가 없는 것 처럼 느껴지고 그나마 맥페란에는 좀 진정되는 것이 느껴진다. 그래도 울렁거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이것저것 시도해 보다가 프로폴리스 사탕에 효과를 크게 봤다. 사탕을 입에 물고 있는 동안에는 맥페란보다 효과가 훨씬 좋았다. 오늘 항암치료를 받기 전에, 연명의료행위 중단 서명을 했다. 말기 암 환자가 되면 권한다고 하던데... 의사의 말로는 암 환자의 경우 연명의료행위로 인해 고통만 길어지는 것이 대다수 이기 때문에 서명해 놓는게 좋다고 한다. 안 그래도, 나역시 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미리 써놓고 싶었지만, 가족들의 눈치보느라 쓰지 못하고 있던 것을 자연스럽게 작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혼자가 살아가는 생물이 아니기에 스스로의 몸과 목숨조차 온전히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구매후기] 스타벅스 너티쿠키(틴세트)와 루피시아 지유가오카 얼그레이

  일본에 자주 오가는 친구가 종종 맛 좋은 홍차라며 하나씩 사주는 것을 받아 먹다보니 어느새 나도 홍차의 맛과 향을 즐기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집에 선물받은 홍차를 더 맛있게 먹기위해 같이 곁들일 디저트를 늘 고민하는 습관도 같이 생겼는데, 이번엔 그 디저트로 스타벅스 너티쿠키를 먹어보기로 결심했다. 쿠키를 보는 순간, 이건 홍차랑 먹어야 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루피시아 지유가오카 얼그레이는 찻 잎을 꺼내기위해 포장을 여는 순간부터 향긋한 꽃 향기가 확 퍼진다. 개인적으로 맥주 든 커피든 꽃향기가 가향된 것에 좋은 기억이 없던 나는, 솔직히 그닥 기대하지 않았었지만. 이게 '차' 라서 달랐던 걸까, 아니면 '루피시아' 라서 달랐던 걸까? 우려낸 홍차의 향은 찻 잎에서 바로 맡았던 강한 꽃 향과는 다르게, 은은하고 거슬리지 않는 부드러운 향으로 바뀌었고, 맛 또한 혀와 코를 강하게 자극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으로 만족을 주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홍차에는 홍차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있다. 그리고, 이 맛이 달콤한 디저트를 곁들이게 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켜, 나는 주로 달콤한 케잌류와 홍차를 즐기곤 했다. 그러나 이번에 끌린 디저트는 너티쿠키. 달콤함 보다는 헤이즐넛과 아몬드의 고소함이 끌렸다. 본능적으로 느낀다. 이 조합은 맛있을거야... 흐흐... 스타벅스 너티쿠키 틴세트를 스벅 딜리버리 오더로 주문하여 받을 때 까지, 포장이 이렇게 이쁘게 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건... 내가 먹으면 안되고, 선물로 줘야 할거 같잖아...ㅠ 무슨 쿠키 개봉하는데, 새로 산 IT 기기 개봉하는 느낌이 난다.ㅎㅎ 왠지 모를 애플의 향기가... 틴 세트에는 8개의 너티쿠키가 정갈하게 들어있다. 포장을 푸는 손이 빨라진다.  차가 식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음... 역시 내 추측은 맞았다. 너티쿠키와 홍차의 조합은 정답이었어. 홍차의 꽃 향기로 시작한 풍경이 발그레하고 붉은 쌉싸름함이 되어 혀를 어루만질 때 쿠키의 ...

[일기] 2026년 1월 19일 - 장애인 등록 1차 시도

  주민 센터에 장애인 등록을 하러 갔다. 장애인 등록이 되면, 각종 요금이라던지, 세금이라던지, 기타 지원 등의 혜택이 있다던데... 지금 집에서 이렇게 돈새는 구멍으로 멍하니 있기보다 어떤 방식으로라도 가계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열심히 미리 알아보고, 여러번 가지 않도록 단단히 서류를 준비하여 갔다. 그런데 역시 이런 복잡한 서류 준비는 꼭 한 번에 되는 법이 없다. 서류가 잘 못 되었다는 공무원에게 수 주일이 더 걸리는 그 방법 말고, 좀 더 간단히 처리할 방법은 없을 지 물어보며 내 사정을 설명하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행정은 역시 행정인지라 결국 아무 소득없이 돌아 올 수 밖에 없었다. 뭐...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다시 서류를 준비하는데 2~3주. 심사 시작해서 결정하는 데 2~3달. 등록 되는 거 기다리다가 죽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겠구나... 지금 이게 의미는 있는건가?

암에 걸리면 알게되는 지원 정보들 #3 - 장애인 등록과 복지혜택

  단순히 암투병을 시작했을 때는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시한부 선고를 받고 나니, 갑자기 생각이 들었다. '장애인을 위한 복지혜택이 많이 있다던데, 죽을 날을 앞 둔 난 해당이 안되는걸까?' 누구도 이런게 있다. 저런게 있다.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직접 찾아볼 수 밖에 없어 찾아보니 단순히 시한부라는 것 만으로는 장애인등록을 할 수 없고,  정부에서 적용해 놓은 유형에 해당되는 사람만 가능 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 정부에서 생각하는 장애인은 단순히 죽을 날을 앞 둔 사람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는 데 신체적/정신적 불편함이 있는 사람이었구나.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투병하는 과정에서 영구적인 장루를 다는 수술을 받았다. 일단 분류에 해당이 되었으니, 궁금증을 하나하나 해결해 보자. 1. 등록가능한 장애 유형은? 이 15개의 유형에 해당해야 장애인 등록을 할 수 있다. 장애 유형별로 준비해야 하는 서류가 다르기 때문에, 발급받아야 하는 유형이 어떤 장애인지 확실히 파악한다. 잘 모르겠다면, 근처의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문의하면 종류별 서류로 무엇이 필요한지 친절히 알려준다. 2. 장애유형별 필요 서류 준비 >> 전체 장애유형별 필요서류.hwp 다운로드  << > 공통 서류 준비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자신의 장애유형을 말하면  위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자신의 유형에 맞는 필요서류를 안내해준다. 공통서류인 [장애인 등록 및 서비스 신청서] 는 서류 접수할 때 가서 쓰면 된다. > 1.장애정도 심사용 진단서 서류를 제출하면서 한 번 헛걸음을 하게되었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서 말하는 [장애정도 심사용 진단서] 와 [국민연금 장애심사용 진단서] 를 혼동 해서 였다.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떼려면, 간호사에게 미리 떼고 싶은 서류를 말해놓아야하는데, 종양내과에 가서 떼달라고 하니, [국민연금 장애심사용 진단서] 를 떼주길래 이름이 비슷해서 이것도 되는 줄 알았다. ...

[일기] 2026년 1월 18일 - 조급함. 의심, 망설임, 좌절 그리고 두려움.

  이제는 못하는 무언가가 생길 때마다, 조급함을 느낀다.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그게 지금 의미있는 행동인지 의심하게 된다. 일년 이상 걸릴 것 같은 일은 시도하기 꺼려지고,  일말의 기대를 가지는 것 조차 망설여 진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장 사고 싶은 물건 조차 마음 편히 살 수 없다는 사실은 그 물건이 그리 비싸지도 않다는 사실은 나를 더욱 좌절 시킨다. 예전에는 시간이 해결 해 줄 것이라고 맘편히 넘어가고 기다리던 것도 이제는 단순히 해결할 수 없는 장애물 여겨진다. 더 살아가는 것에도 의문을 품는 날이 올까 두렵다. 

암 체험기 #12 - 항암이고 수술이고 경력자인걸...(두번째 항암제, 두번째 수술)

  새로운 항암제로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하면, 꼭 처음 항암치료를 하는 것 처럼 교육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번에 맞게되는 항암제는 무엇인지. 치료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현재 영양상태는 어떠한지. 식사는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이번에 맞는 항암제는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 이라는 항암제인데, 사이람자를 맞을 때는 부작용으로 혈압이 오르는 경우가 많으니 유의하고, 파클리탁셀은 부작용으로 손발 저림이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 안면홍조와 탈모가 있다고 했다. 첫 항암치료 때, 옥살리플라틴의 손발저림 증상에 많이 고생했었던 기억 때문에, 이번에는 얼마나 아플까하고 걱정했지만, 실제로 경험한 파클리탁셀의 부작용은 옥살리플라틴에 비하면 거의 없는 수준이나 다름없었다. 그냥 평소에 손발을 따뜻하게만 유지하면 손발저림은 느끼지도 못하고 넘어가고, 다른 부작용들도 있는지도 모르게 넘어갔다.  다만, 내가 경험한 파클리탁셀의 가장 부작용은 탈모였다. 항암제를 맞고 딱 2주가 지나기 시작하자. 머리카락이 너무 많이 빠져 씻을 때마다 얼굴과 몸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내는게 고생고, 자고 일어나서 베게에 장판처럼 깔려있는 머리카락들을 보는 것도 고역이었다.  머리를 밀어버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젤로다와 옥살리플라틴 맞을 땐, 괜찮았었는데..ㅠㅠ 사이람자의 부작용은 체감할 수 있는 것이 실제로 없었기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번 항암치료는 부작용으로 인한 일상생활 불편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울렁거림이 없는게 너무 좋았다. 이전에 치료 받을 땐, 울렁거림 때문에 정말 고생했었는데... 이번 항암에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사실은 기뻐할 일이었지만, 음식이 넘어가지 않아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문제는 점점 더 심해졌다. 의사는 사이람자를 맞고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것을 기대했던 모양이지만, 실제로 증상은 오히려 심화되었고, 진료를 다시 받으러 갈 때쯤엔 액체로 된 것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되어, 동네 병원에서 맞는 ...

암 체험기 #11 - 위암이 식구가 늘어서 집하나 더 마련했다네요 (복막전이, 다시 항암치료 시작)

  CT 결과를 들었다. 복막으로 전이된 암이 소장의 윗부분을 눌러 고형 음식물을 넘길 수 없는 상태라는 결론이 나왔다. 암이 복막으로 전이되었기 때문에, 이제 수술은 불가능하고 완치보다는 연명을 목적으로 하는 항암치료를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만난 의사들은 참... 인간미 없다. 빈말로라도 치료가 될 거라는 소리는 안 해준다. 이 진료실 바깥에 자기 차례를 대기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의사를 더 기계적으로 만드는 것 같다.  의사가 이제 기계적으로 다음 치료계획을 말해야 하는데, 아내가 운다. 이번 항암제는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을 맞게 될텐데,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1주마다 맞는다고 한다. 1주차 : 사이람자 + 파클리탁셀 2주차 : 파클리탁셀 3주차 : 사이람자+ 파클리탁셀 4주차 : 휴약 (이후 다시 1주차 반복) 문제는 사이람자 라는 표적항암치료제 였다. 이게 원래 급여에 해당되는 약이었는데, 이번 정부(윤)에서 미쳐가지고 갑자기 비급여로 분류 되었다고 한다. 비급여로 할 경우 한 번 맞을 때마다 2백이 넘는 돈이 드는데, 투약 일정대로 맞으면 한달에 두 번은 맞아야 한다.  비용적인 부담이 있긴 한데, 현재 이 단계에서는 이게 가장 효과가 좋은 약이기때문에 이걸로 치료를 진행해도 괜찮을지 의사가 내게 물었다. 아직 부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나는 직업병처럼 효율을 따지곤 한다. 치료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차이를 물었다. 어차피 이제 완치는 물건너간 단계라고 하는 거 같고, 치료를 하면 얼마나 더 사는지 궁금했다. 그만한 돈과 노력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생존 기간으로 치면 평균적으로 몇달정도 더 연명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그러면 나는 몇달 더 살자고, 매달 사오백 정도 되는 돈을 치료비로 부어야 하는건가? 기가 막힌다. 치료가 되는 것도 아니고, 겨우 몇 달 더 살자고.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치료를 받는게 의미가 있는지 물어보려고 입을 여는데, 몇 마디 제대로 못 하고 갑자기 울음...

[책갈피] 암세포와의 거래

  내가 지난 밤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말이야 듣고 보니 암세포가 태생적으로 악하진 않더라 그냥 살 곳을 찾는 거였어.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잖아. 자기애들을 데리고. 그걸 뭐라고 하겠어 근데 난 괜찮지 않다고 했지 지금은 내가 내 몸을 쓰니까 이사 오면 안 된다고 그래서 암세포랑 거래했어. 내 췌장의 작은 구석에서 암세포를 살게 해주고 나머지는 내가 가지는 거지. - 삼체 시즌1 3화에서 암과의 동거를 인지한지 어느새 1년 반.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몸 어느 한구석에 그들을 살게 허락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건 없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차피 없애지 못할 바에야. 다만, 약속은 필요하겠지. 너무 몸집을 키우지 말아줬으면 해. 너의 비대해진 몸집이, 내 몸 유지를 위한 양분 공급을 방해하거든. 식구를 너무 늘리지 말아줘. 한 없이 늘어나는 너의 가족들을 모두 키우다간, 내 몸이 무너지고 말거야. 같이 오래오래 잘 살 수 있도록. 너도 너의 집과 가족들을 잃는 건 싫잖아?

[사용후기] 앳플리 TX 스마트 체성분 체중계 - 삼성헬스 연동 기능 때문에 구입 후 3개월

  아무래도 투병 중인 나는 매일 아침 몸 상태 체크하는데 신경을 많이 기울이곤 한다. 일어나면 삼성헬스 앱을 켜서 갤핏으로 측정된 지난 밤 수면 상태를 확인하고, 밤 동안의 심박수, 혈중 산소 농도를 확인한다. 그리고, 체중을 체크하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체중계는 삼성헬스와 연동이 안되었기 때문에 체중 상태를 한 눈에 확인하기 위해서는 직접 앱에 잰 체중과 체중계로 잴 수 있는 값을 입력해 줘야만 했다. 거기다 기존 체중계는 무게를 재는 게 0.05kg 단위인데다가 값이 부정확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체성분도 재준다는데 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 양말 신고 재도 값이 나오는데다가 데이터를 볼 수 있는  앱 자체도 막 번역기로 돌려서 겨우 한글처럼 보이는 그런 앱이었다. 마음 속에 쌓여있던, 이런 불만 때문인지 그 때 마침 삼성닷컴 앱에서 오는 광고 푸시 메세지에 나는 홀린 듯 이 체중계를 구매하고 말았다. 그리고 사용한지 어언 3개월. 이 기간 동안 느낀 점을 한번 적어 본다. 1. 삼성헬스와의 연동  - 내가 이걸 바로 구매한 가장 큰 원인은 삼성헬스와의 연동 기능이다. 체중을 재고 따로 삼성헬스 앱에 입력하는 절차를 없애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기대했던 것에는 살짝 미치지 못하였다. 먼저, 체중계에서 측정된 데이터가 헬스앱까지 전송되기 위해서는 [삼성헬스앱실행] - [체중 상세화면보기 진입] 이 두 단계를 눌러놓고, 화면을 켠 상태에서 체중계에 올라가야 한다. (그냥 평소에 쟀을 때, 기기 내부에 저장해놨다가 삼성헬스 앱을 켰을 때 동기화 되는 상태라면 베스트인데..ㅠ) 또한, 체중계에 한 번에 그냥 딱 올라가기만 해서는 연동이 안되어,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면서 다시 재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체중계에서 제자리걸음을 좀 한 후에 재면 왠만하면 한 번에 연동되더라ㅋㅋ 매일 아침 체중계 위에서 운동 시켜주는 앳플리ㅎㅎ) 체중을 재기 위해서는 이 화면을 거쳐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