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수술이 결정되었다.
몸 컨디션이 많이 좋았졌기 때문에, 수술을 안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결국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온 몸에 힘이 빠졌다.
이번에 수술을 하게 되면, 죽을 때까지 장루를 한 채로 살아야 한다고 들어서 정말 되도록이면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전이된 암이 장을 막고 있어 앞으로 식사를 자력으로는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에 장루 수술을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제 죽을때까지 똥 주머니를 차고 다니겠구나...
3차 항암은 이리노테칸으로 하게 될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항암치료가 3차까지 넘어가게 되면 일반적으로 남은 여명이 수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내 인생게임의 엔딩이 이제 슬슬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게임을 할 때 엔딩이 가까어지면 끝에 대한 기대감으로 끝날 때까지 멈추지 못했었는데,
내 인생에도 이런 기대감이 동일하게 적용이 되서, 마지막을 빠르게 달리게 될까?
이렇게 맞이하는 엔딩이 해피 엔딩일리가 없는데...
아니다.
그냥 머리를 비우는게 좋겠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내일 죽더라도 오늘의 난 평소와 같은 평온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
결과야 어찌됐든 그 과정이 고통스럽지만 않길 기도할 뿐이다.
와인 한 잔이 너무 마시고 싶은 날이다.
좋은 이유에서든, 좋지 않은 이유에서든 항암을 이제 그만해도 되는 날이 오면
향이 가슴에 새겨질만큼 좋은 와인을... 단 한 잔만이라도 꼭 마셔야겠다.
"치료되는 건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이지만, 와인 한 잔 마시는 건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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