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2일 오전 8시
회진 시간에 주치의가 왔다.
주치의는 내가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나름 여러가지 고민을 했는지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내용을 평소처럼 빠르게 쏟아냈다.
(중간에 궁금한 점이 생겨도 이 특성 때문에 쉽게 질문을 하기 힘들다)
염증 수치는 다행이 잘 떨어지고 있지만, 현재 소장의 대부분 많이 부어있는 상태이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항암치료를 다시 시작하질 못하니,
다음 주 화요일에 CT를 다시 한 번 찍어보고, 장루를 다는 수술을 한 후에, 항암치료를 다시 시작하고.
항암치료는 약을 변경해서 다시 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예전에 장루는 한번 달면 아마 죽을 때까지 달아야 할 것이다. 라고 들은 기억이 있어서 혹시 하고 물어봤더니 역시나 였다. 역시나...
의사의 이야기를 다 듣고 하아.. 하고 한숨을 쉬고 나니 오른쪽 눈에 눈물이 한방울 맺혔다.
옆에 와이프가 앉아있기에 티 안나게 살짝 닦고 쓸데 없이 우는 거 같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더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이번엔 왼쪽 눈에 눈물이 주루룩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별로... 스스로도 그렇게까지 뭐 슬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거지..
아내도 왜 우냐고 묻고 있고...
화장실에 들어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마음껏 흐르려는 눈물을 막아보려 세수를 하다보니 지금 내 감정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랬다. 나는 스스로는 수명이 다되어 가는 전자기기와 같이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사용한지 오래되 아무리 충전해도 완충될 수 있는 용량이 조금씩 줄어드는 배터리 같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군데씩 고장나 점점 할 수 있는 기능이 줄어더는 가전제품같이.
이렇게 한군데 한군데 씩 고장나다 보면 오래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기가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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